청년 북돋움 – 6월의 사연 (25) 모든 하루가 특별하다!
특별한 순간, 나에게도 있는 걸까요? – 원석(가명)님의 사연
※큐레이션 주제 : 여기가 띵작 맛집이에요(문학)
Q : 저는 2년전부터 우울증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우울증이 심해질수록 매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저를 고립시키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핸드폰에 저를 더 집중하고 몰입하게 만들죠. 하지만 인스타 등 SNS를 보면 볼 수록 더욱 더 힘들어집니다. 모든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보이니까요. 그들의 일반적인 일상들, 나에겐 없는 것만 같은 특별한 순간들이 너무나 부러워보이니까요.
여기선 누군가는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그들은 행복한 순간들만 공유를 하는 것이고 매일 그렇지 않다고. 저도 알고는 있어요. 하지만 알고는 있다해도 이미 잠식해버린 저의 우울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죠. 계속 곪아버리기만 해요. 그래도 그런 우울감을 회피해보기 위해, 누군가와 소통하는 느낌을 얻어가고 싶어서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책은 참 신기해요. 아무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어디에 있든 이 공간에 혼자만 있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저만을 위해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을 가져다주더라고요. 나만을 위한 친구가 생기는 것만 같은거요. 글은 두서없었지만 저에게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친구들을, 책들을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A : 거리를 걷다가, 혹은 TV을 보다가 나를 제외한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때가 있어요. 그 행복이 왜 나만 외면하는지 고민하고 그래서 더욱 슬퍼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욱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있지?’ 하고 현실을 부정하고 회피하기도 하죠. 그래도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당신의 하루 하루 모두가 특별하니까요. 그 어떤 행복보다도 당신의 하루가 더 소중하니까. 나에게 소중한 하루는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게 여겨줄 거예요. 보이는 행복이 아닌 마음 속 깊이에서 울려 나오는 당신의 행복이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래요.
때로는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서 삶의 위로를 받기도 해요. 식물을 가꾸면서 삶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고, 식물의 존재로부터 찾은 삶의 위로를 꾹꾹 눌러 쓴 글이에요. 작가는 이야기해요. 새순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는 순간이 삶의 상처를 치유한다고. 당신에게 맞는 식물을 찾아 키워보면 아마 힘이 생길지 모르죠.
“불행으로부터 힘껏 도망갈 수 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식물들과 충만한 시간을 나누고, 일찍 일어나 커튼을 걷습니다.”
“나는 삶이 어렵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기가 겁이 나 망설이고, 신발 신는 법부터 다시 배우는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묻고 대답을 찾지 못해 울다가 잠에 들어요. 그렇지만 나는 장미를 피울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오색 동백과 라넌큘러스는 죽어버렸지만 아직 내 정원에는 수많은 식물이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임이랑,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중에서
가끔은 주변을 둘러보세요. 그리고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 줄 좋은 어른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온전히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에게 힘이 되어 줄 그런 사람. 많이도 말고 딱 한 사람 정도. 여기 김수우와 김민정님처럼 말이죠.
“벌써 지난 해 여름의 일이 되었네요. 제게 ‘편지를 주고받아보자’라고 제안해 주셨던 선생님과의 통화가 기억납니다. 어떤 주제라도, 젊은 여자와 나이 든 여자가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지 않겠냐는 웃음이 담뿍 묻은 목소리를 들으며 제가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김수우, 김민정 <나를 지켜준 편지> 중에서
아픔을 겪는 사람은 그만큼 성장한대요. 그게 바로 아픔이 주는 선물이래요. 아픔 몸과 성장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아픈 몸으로 살아가려면 매일 용기가 필요하다고, 자신에게 남은 스펙은 아픈 몸 뿐이라고 희우 작가는 말해요.그래도 울면서 씩씩하게 걷는대요.
“아픔이 나를 자주 외롭게 해서, 언제나 이해와 공감을 바랐다. 그러면서도 아프다는 사실을 쉽게 말할 수는 없었다. 내가 곧 루푸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것과 잘하는 것, 제일 즐거운 순간 등 많은 반짝임으로 이루어진 나를 병의 이름으로 납작하게 정의하고 싶지는 않았다.”
– 희우, <당연한 하루는 없다> 중에서
가끔은 멍하니 앉아 생각해 보세요. 나에게 애틋한 사물은 무엇이지? 그 사물이 왜 애틋하지? 모든이에게는 평범하지만 나에게는 애틋하고 사적인 사물이 있을 거예요. 그 사물에 대해 나만의 언어로 기록해 보세요. 당신만이 바라보는 사물의 눈이 생기고 당신에게 놀라움을 선물할지도 모르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운동장을 돌고 운동장을 돌면서 스스로를 견딘다.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건 타자가 아니라 바로 나다. 과장하면 나의 모든 부분을 견딜 수 없다. 나라는 이유에서 완벽해야 하지만 나는 본디 불완전하다. 불완전하기에 예쁜 척을 하고 아는 척을 하고 가진 척을 하고 견딘 척도 한다. 척하는 걸 나는 또 견딘다.”
– 정영민, <애틋한 사물들> 중에서
몸에 좋은 음식을 가려 먹듯, 마음 건강에도 처방이 필요하대요. 인생의 등불처럼 내 마음을 밝혀 주는 책과 이웃들 그리고 모두를 보듬을 수 있는 따스함. 책을 읽고 필사를 해 보세요. 책 속의 따스한 삶 속에서 위로받고 스스로 돌보는 지혜가 생길 거예요.
“섣부른 조언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때로는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건네는 말이 더 힘이 된다. 내가 하는 경험에도 한계가 있기에 할 수 있는 조언의 폭도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때로는 저자에게 기대어 책을 건네기도 하고 한의원 책장에 가만히 올려놓기도 한다. 내가 받았던 위로와 응원을 공유하고 싶어서.”
– 이상우, <마음병에는 책을 지어 드립니다> 중에서
때로는 한 권의 책이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하죠. 단순한 살림으로 풍요롭고 단단한 내면으로 희망차고, 단아한 기픔으로 눈부시게 살아가는 세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하루 하루가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삶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이지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삶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탄탄한 두 발로 대지를 딛고 살아온 건강한 몸과 쉽게 좌절하지 않는 영혼을 가진 농부에게서 자신감에 찬 푸른 기운과 멋이 흘러나오는 듯하다. 남들이 준 자신감은 그들이 다시 가져갈 수 있지만 세상이 빼앗을 수 없는 자기만의 삶을 가진 사람은 어려움이 닥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굳건한 것이니.”
– 박노해,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중에서
특별한 하루가 모여 한달이 되고 그 한달이 모여 일년이 되면 원석님의 모든 날들이 특별할 거예요.
순번 | 제목 | 지은이 | 출판사 |
---|---|---|---|
1 |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 임이랑 | 바다출판사 |
2 | 나를 지켜준 편지 | 김수우, 김민정 | 열매하나 |
3 | 당연한 하루는 없다 | 희우 | 수오서재 |
4 | 애틋한 사물들 | 정영민 | 남해의봄날 |
5 | 달까지 가자 | 장류진 | 창비 |
6 | 마음 병에는 책을 지어드려요 | 이상우 | 남해의봄날 |
7 |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 박노해 | 느린걸음 |
?<청년 북돋움>에 사연을 보내주세요.
동네책방의 서점지기들이 엄선한 책꾸러미를 보내드립니다.
골목책방 서성이다
가장 섬세하게 인간의 삶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문학이다. 작가 조정래는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이 다루지 않는 인간의 삶에 대한 영역은 없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품고 있는 문학작품을 통해 이 시대 청년들과 이야기나누고 싶다. 어느 시대보다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아픔과 절망에서 벗어나 희망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도록 문학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섬세한 언어로 만들어진 치유의 감정이 진심으로 가 닿기를 바란다. (전남 순천시 금곡길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