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76. 천하무적 영자 씨 – 나이듦을 기꺼이, 오늘도 기대하며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나이듦을 기꺼이, 즐겁게 상상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이 든 당사자조차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노년과 노년 아님의 상태에서 진자 운동을 하기도 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러한 갈등적 상황에 대한 나름의 적응 과정을 가리킨다. 선택할 수 있는 노년의 문화적 서사가 매우 적은 것도 이러한 갈등의 한 이유다.

‘무엇이 필요하십니까’보다, ‘무엇을 원하십니까’를 물어달라던 일본 인지증 당사자 활동가의 말은 노년에도 적용할 수 있다. 노년이 되어가면서 몸의 변화와 함께, 다르게 보고 듣고 걷고 느끼는, 다른 걸 원하는 사람의 변화에 동료 시민의 자리에서 존재론적 호기심과 관심을 두는 건, 한 사회의 돌봄 역량의 문제다.

틀니나 안경, 보행기 등이 딱한 쇠락의 징표가 아니라, 다른 몸의 활동과 그에 따른 다른 생활 역량의 징표로 이해되는 포괄적 생애 이해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는 또 어떤 새로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하며 아침마다 번쩍 눈을 뜨는 ‘천하무적 영자씨’와 함께 기꺼이 나의 70대 80대를 상상해 보자.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76]
천하무적 영자 씨
이화경 글/그림, 달그림(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