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김황, 전명진 작가의 그림책 ‘비빔밥 꽃 피었다’는 비빔밥이라는 친숙한 음식을 통해 함께 어우러짐의 가치를 시각적이며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비빔밥의 세계에는 독보적인 주연도, 소외된 조연도 없다. 모든 재료가 동등한 자격으로 한 그릇 안에 담기는 것이다. 고사리와 도라지, 무, 상추 등 저마다 다른 결을 지닌 재료들이 서로의 맛을 해치지 않으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그 자체로 민주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비빔밥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섞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별성의 존중과 조화를 이룬다. 서로 섞인다고 해서 본래의 빛깔을 잃고 무채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 색을 지키며 맛의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특히 이 서사가 교실이라는 공간으로 확장될 때, 작품은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교실이라는 커다란 그릇 속에 담긴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빛깔로 그 빛을 발산하는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혼자서는 외로웠을 재료들이 서로를 북돋우며 마침내 ‘비빔밥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은,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서정적으로 일깨워준다. 작가는 책을 통해 타인에 대한 깊은 환대가 곧 조화로운 삶의 토대임을 이야기하며, 삭막한 시대를 건너는 우리에게 공존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박현주 한국학교사서협회 교육국장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73]
비빔밥 꽃 피었다
김황 글, 전명진 그림, 웅진주니어(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