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66. 이 선을 넘지 말아줄래? – ‘나와 함께’로 시작되는 갈등, ‘너와 함께’로 풀다


우리 그림책 명장면 66. ‘나와 함께’로 시작되는 갈등, ‘너와 함께’로 풀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혼자서는 살아가기 어려운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늘 누군가랑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고 다가가면서 가까운 관계가 형성될 때부터 상대와 조금씩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친한 관계가 되면서부터는 다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자신이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 때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당하면 깊은 상처가 된다.

이 책의 ‘분홍새’는 자신이 좋아하는 지렁이를 함께 나눠 먹으려고 ‘하늘새’에게 찾아간다. ‘하늘새’는 넘어오지 못하게 선을 긋고 호의를 거절한다. 이유를 모르는 ‘분홍새’가 그 선을 넘어갔는데 이젠 뚫을 수 없는 선이 겹겹이 쳐져 있다. 이별 통보나 다름없는 상황을 만난 ‘분홍새’는 목 놓아 울고 있다. 지렁이를 무서워하는 ‘하늘새’는 자신만의 이유로 선을 그어놓았다가 ‘분홍새’가 울자 자신이 왜 선을 그었는지 이유를 말한다. ‘하늘새’의 설명을 듣고 비로소 상황을 이해한 ‘분홍새’에게 ‘하늘새’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파리’를 나눠 먹자고 내민다. ‘분홍새’는 파리를 끔찍이 싫어하니 역시 선을 그으며 바쁘다고 그 자리를 피한다.

이 책을 보면서 수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하늘새’가 선을 긋기 전에 자신이 지렁이를 싫어한다는 설명을 먼저 했었더라면, ‘분홍새’가 지렁이를 내밀기 전에 ‘하늘새’에게 지렁이를 좋아하는지 먼저 물어봤더라면…. 늘 갈등은 ‘With Me’(나와 함께)로부터 시작된다. 상대를 존중하는 ‘With you’(너와 함께)의 태도로 전환한다면 상대와 생각이 달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심명자 대한독서문화예술협회·그림책연구회 이사장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66]

이 선을 넘지 말아줄래? l 백혜영 글·그림, 한울림어린이(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