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14. 돼지 가족은 행복하게 살 수 없는 걸까?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마치 어미 돼지와 아기 돼지가 유영하며 노는 듯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그림은 이런 정다운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어미와 아기는 함께 구덩이에 빠지는 중이다. 돼지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어미 돼지는 평생을 ‘스톨’이라 불리는 비좁은 사육틀(돼지 한 마리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에서 지내며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고, 아기 돼지 역시 태어나고 얼마 안가 스톨에서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갑자기 죽음으로 내몰렸다.
‘돼지 이야기’는 2010년 11월 발발한 구제역 사태를 다룬다. 2025년 가축 동물들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가축 전염병은 계속 발생하고, 많은 동물들은 살처분으로 목숨을 잃는다. 전염병 확산은 동물들 탓이 아니라, 밀집 사육 등 가축 사육 시스템에서 기인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시스템 개선이 아닌 살처분을 행한다.
인간에 의해 평생을 희생당하는 돼지의 삶을 돼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면, 인간과 동물이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김소리 (변호사·밝은책방 대표)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14
돼지 이야기 | 유리 글, 그림 | 이야기꽃(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