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 눈물바다를 둥실둥실 떠다닌 어떤 날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도시에 물이 출렁출렁, 물난리가 난 듯한 이곳은 눈물이 모여 만들어진 ‘눈물바다’이다.
시험을 봤는데 아는 것이 없고 점심 급식은 풀 같은 야채만 가득이다. 짝꿍이 먼저 약 올렸는데 나만 혼났다. 억울하다. 게다가 집에 갈 시간에는 우산도 없는데 비가 내린다. 비를 쫄딱 맞고 집에 오니 부모는 공룡 두 마리처럼 불을 내 뿜으며 싸우고 있다.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날이다.
아이는 침대에 누워 훌쩍인다. 밤새 눈물을 흘린 걸까? 아침에 일어나니 주변이 온통 물이다. 침대에 올라타 옷걸이로 노를 저으며 집에서 나와 파도를 헤치며 둥실둥실 떠다닌다.
눈물바다에는 아이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있다. 시험을 어렵게 낸 선생님, 점심밥을 맛없게 만든 요리사, 나를 억울하게 만든 얄미운 짝꿍도 물에서 허우적거린다. 토끼와 거북이, 심청이, 피노키오 등 동화 속 주인공들도 함께다. 울면서 웃으며 신나게 한참을 떠다니던 아이는 모두를 물 밖으로 건져 준다.
“시원하다, 후아!”를 외치며 활짝 웃는 아이에게 오늘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
김현정 어린이도서연구회 목록위원회 목록위원장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5
눈물바다 | 서현 글, 그림 | 사계절(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