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북돋움 – 5월의 사연 ④ 1인 가구 10년차, 괜찮을까요?
“1인가구, 혼자 살기” – 민지(가명)님의 사연
Q: 스무 살이 되던 해, 고향을 떠나 타지역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혼자 살기 시작한 것도 벌써 9년 전의 일입니다. 대학 생활부터 취업 준비, 인턴 생활, 직장 생활까지 정신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니 어느덧 1인 가구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른이 되고 혼자 사는 것에도 익숙해져 걱정이 없어질 거라고 굳게 믿었었는데..
오히려 점점 걱정이 늘어가고 고민이 커지는 요즘이네요. 때로 몸과 마음이 약해지는 제가 언제까지고 이렇게 계속 혼자 살아갈 수 있을지, 뉴스에서 고독사 소식을 전해 듣는 게 점점 놀랍지 않은 일이 되어가는데 시간이 흘러 혼자 남겨진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혹여 가정을 이룬다고 해도 혼자 사는 것에 이미 너무 익숙해져 버려 공동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등 생각이 깊어집니다.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또 혼자 잘 사는 법은 무엇인지 이번 북돋움꾸러미를 통해 함께 고민하고 배워보고 싶습니다.
A: 민지님, 안녕하세요. 너의 작업실 책방지기 탱입니다.
보내주신 사연 잘 읽어보았습니다. 1인 가구 어느덧 10년차라니. 민지님께서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저보다도 많은 생각을 하셨을테고, 하실 수 있는 이야기가 많으시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회차가 올라갈수록 답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뿌옇게 짙어지는 고민을 안고 계시군요. 특히 ‘몸이 갑자기 아파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걱정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앞에 우리는 누구나 작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민지님의 사연을 보며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라는 책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이 책은 비혼라이프를 주제로 한 팟캐스트 비혼세를 진행하는 곽민지 작가님이 최근 내신 책인데요. 읽다보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혼자이든 여럿이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부지런히 돌보아야 한다는 사실인 것 같아요. 그 일환으로 꼭 필요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그것은 나름의 규칙을 갖춘 생활, 나만의 취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친구예요. 지금 민지님의 곁을 둘러 보시고 이 세 가지가 부족하다면 조금 채우려는 노력을, 이미 있는 것이라면 더 단단하게 만들어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중에서도 특히 건강을 돌보는 일이 중요한데요. 바쁘시더라도 꼭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셔야 한다고 강조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덧붙여, 최근엔 꼭 가족형태가 아니더라도 ‘따로 또 같이’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는 분들이 많으세요. 공동체 삶을 지향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곳이 프랑스의 떼제 마을인데요. 이곳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어떤 배움은 떠나야만 가능하다>라는 책을 함께 보내드려요. 이 책이 민지님이 앞으로 살아가시는데 있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보내 드린 책을 읽고 지금의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내실 수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순번 | 제목 | 지은이 |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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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 곽민지 | 위즈덤하우스 |
2 | 어떤 배움은 떠나야만 가능하다 | 김우인 | 열매하나 |
3 | 써니 싸이드 업 | 써니라운드 | 독립출판 |
4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안희연 | 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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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의 서점지기들이 엄선한 책꾸러미를 보내드립니다.
너의 작업실
혼자 산다는 것은 곧 단절과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 등 부정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걸까요?
‘너의 작업실’은 청년 북돋움 큐레이션을 통해 한국사회에 고착화된 가족주의와 ‘정상가족’의 이데올로기에 질문을 던지고 지금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청년들에게 경쾌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합니다. 연애와 결혼을 권하는 사회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더불어 혼자 잘 사는 법은 무엇인지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책꾸러미를 마음담아 전하겠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380번길 43-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