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북돋움 – 5월의 사연 ③ 독립한 지 3년, 적응이 안 된다면


청년 북돋움 – 5월의 사연 ③ 독립한 지 3년, 적응이 안 된다면

“1인가구, 혼자 살기” – 정아(가명)님의 사연


Q :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에서 혼자 독립한 지 3년차가 되었는데 아직 적응이 안 돼요. 어릴 적부터 대가족과 함께 살아왔던터라 독립할 나이가 지난거 같고, 결혼도 딱히 여의치않아 혼자 살게 되었어요.
그런데  혼자 살면서 배우는것도 있지만 너무 적적하기도 하고, 혼자 밥먹는 시간이 외롭고, 여전히 즐겨지지도 않는 1인입니다. 책을 읽으며 위로도 받고 공감도 하고 새로운 힘도 받고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읽고 꼭 좋은 나눔 할게요! 감사합니다.


A : 정아님, 안녕하세요. 너의 작업실 책방지기 탱입니다.
 
멀리에서 온 사연이라 정아님의 이야기가 더욱 반가웠습니다. 이제 독립 3년차, 적응이 된 것 같으면서도 가슴 한쪽은 허전한 시기를 보내고 계시는군요. 어릴적부터 대가족과 함께 살아오셨다면 혼자 지내는 일이 익숙치 않아 더 적적하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저도 1남 6녀 중 막내라 정아님 마음이 조금이나마 짐작이 됩니다. 하지만 한번 한 독립! 씩씩하고 즐겁게 보내야 하겠지요?
 
정아님은 혼자 주로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혼자 있는 시간은 또 어떻게 보내시나요? 저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참 좋아하는데요. 시골의 정경이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혼자서 정성껏 밥을 차려 먹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더라구요. 우리는 보통 남을 위해서는 늘 열심인데 자신을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을 잘 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정아님께서도 혹시나 시간 여유가 되신다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끼니를 잘 챙겨먹는 연습을 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또 한가지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꾸준히 사람들과 교류하셨으면 한다는 것인데요. 간단한 음식을 요리해서 평소 편하게 여기는 친구들 한둘을 초대해 식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맛있는 요리를 앞에 두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귀한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실지도 몰라요. 제가 생각하는 혼자 잘 사는 방법은 ‘따로 또 같이’인 것 같아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이 적절히 균형을 이룰 때 우리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 지는 것 같습니다.
 
제주에는 누려야 할 훌륭한 자원들이 참 많지요? 제주에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름다운 책방들도 참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소리소문’이라는 책방을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곳에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이 많이 열리더라구요. 정아님께서도 아직 가보지 않으셨다면 여유로운 휴일에 생각나실 때 꼭 한번 들러보세요.
 
정아님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어디론가 떨쳐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김현 시인의 산문집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혼자 지내는 생활을 더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곽정은 작가님의 <혼자의 발견>을, 운동에 흥미를 갖게 되는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쓸쓸할 때 읽으면 마음이 차오르는 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를 함께 보내드립니다.
 
이번 선물이 정아님의 일상에 작은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면 좋겠습니다.
정아님, 항상 건강하세요. 또 소식 주고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할께요.

 순번   제목지은이출판사
1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김현미디어창비
2혼자의 발견곽정은
3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김혼비민음사
4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신미나창비

?<청년 북돋움>에 사연을 보내주세요.

동네책방의 서점지기들이 엄선한 책꾸러미를 보내드립니다.

너의 작업실

혼자 산다는 것은 곧 단절과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 등 부정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걸까요?
‘너의 작업실’은 청년 북돋움 큐레이션을 통해 한국사회에 고착화된 가족주의와 ‘정상가족’의 이데올로기에 질문을 던지고 지금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청년들에게 경쾌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합니다. 연애와 결혼을 권하는 사회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더불어 혼자 잘 사는 법은 무엇인지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책꾸러미를 마음담아 전하겠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380번길 43-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