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7. 모두가 ‘슈퍼 거북’이 되겠다는 세상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토끼와의 경주에서 꿈에도 생각지 못한 우승을 하는 바람에 느닷없이 일약 스타가 되어버린 거북(꾸물이)의 이야기다.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의 뒷이야기로 작가의 기막힌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이 장면에는 정작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지만, 모두 꾸물이 흉내를 내느라고 바쁜 모양새들은 온 도시에 슈퍼 거북 바람이 불었음을 알린다. 제게 어울리는지는 생각도 안 하고 등껍질을 두르고 다니는 꼴은 트렌드를 좇아 그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바꿔가며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흔한 풍경이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그런 현상을 거부하기도 한다. 홀로 ‘느림보 거북’을 외치고 있는 너구리를 찾아보는 재미는 작가가 준 ‘덤’이다.
과연 꾸물이는 세상이 씌워준 ‘빠르다’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시 느림보 거북으로 살 수 있을까? 후속으로 경주에 져서 당황한 토끼(재빨라)를 따라가는 ‘슈퍼 토끼’도 있으니 두 권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한다.
손효순 (그림책연구자, 어른그림책연구모임 회원)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7
슈퍼 거북 | 유설화 글, 그림 | 책읽는곰(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