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68. 빛을 비추면 – 빛이 닿는 순간, 이야기가 시작된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불빛으로 책장을 비추면 숨겨진 그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텅 비어 있던 집 안은 따뜻한 가족의 저녁 식사로 온기를 채우고, 등대의 빛은 길을 잃은 이에게 방향을 건넨다. ‘빛을 비추면’은 어둠 속에 가려진 것들이 빛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얻는 순간을 그린다.

조용하고 절제된 어조 속에서 작가는 설명을 덜어내고 여백을 남긴다. 그 여백은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자리다. 빛이 닿는 순간 우리는 감춰왔던 감정과 마주하고, 잊고 있던 마음을 되살리며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한편, 어둠은 숨을 수 있는 공간이자 아직 드러나지 않는 가능성으로 남는다.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드러나기 이전의 상태 또한 충분히 의미 있음을 전한다. 아이들은 직접 빛을 비추며 숨은 장면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고, 어른들은 희망, 위로, 관계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윤에디션’은 창작, 디자인, 제작, 판매의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다소 더디고 번거로운 길을 선택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독자와 더욱 가까이 호흡하며 그림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나간다.

배수경 작가, 어른그림책연구모임 부대표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68]
빛을 비추면
김윤정, 최덕규 | 윤에디션(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