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62. 우리가 가장 먼저 부른 사랑의 이름은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맘마.”
기저귀만 찬 채 앞니 두개를 드러내며 해맑게 웃는 아기. 세상과 처음 마주한 아기가 뱉어내는 이 서툰 옹알이는, 곧 삶에서 가장 간절한 부름인 “엄마”로 이어진다. 이 첫 장면은 책의 마지막과 맞닿아, 그림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하는 결정적 장면이다.
강경수 작가의 ‘나의 엄마’는 인류 탄생 이래 가장 보편적인 단어인 ‘엄마’가 한 인간의 생애 주기 속에서 어떻게 그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지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배고픔과 두려움을 해결해 주던 구원자였던 이름은, 사춘기를 겪으며 때로는 간섭과 구속의 벽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마침내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었을 때, “엄마”는 비로소 형언할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의 이름으로 변모한다.
두 글자 속에 함축된 엄마의 청춘과 희생. 부르는 이의 마음이 성숙해질수록 단어 뒤에 숨겨진 의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우리는 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는 걸까. 어쩌면 이 뒤늦은 깨달음이야말로 우리 삶의 가장 오래된 서사일지도 모르겠다.
이윤정 책방에잍(bookshop8) 대표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62]
나의 엄마 I 강경수 글·그림, 그림책공작소(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