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51. 흰 눈- 눈부신 흰 꽃보다 더 빛나는, 할머니


우리 그림책 명장면 51. 눈부신 흰 꽃보다 더 빛나는, 할머니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읽고 즐기는 그림책 문화를 만들고자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가 함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기획해 연재해왔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라는 이름으로 명장면을 추가로 선정해 소개합니다.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은 매화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벚나무 가지에 앉는다. 거기에 다 못 앉으면 조팝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이팝나무 가지에 앉는다. (…) 앉다가, 앉다가 더 앉을 곳이 없는 눈은 할머니가 꽃나무 가지인 줄만 알고 성긴 머리 위에 가만가만 앉는다.” (공광규, ‘흰 눈’)

시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서정을 주리 작가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그림책 ‘흰 눈’의 힘은 할머니다. 시에는 할머니가 맨 마지막에 나타난다.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이 마지막에 앉는 곳이 할머니 머리 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리 작가는 눈이 벚나무에 앉는 장면부터 할머니를 등장시킨다. 마치 시인의 가슴에 있던 사랑을 넌지시 꺼내놓는 것처럼. 눈부시게 하얀 꽃들보다 할머니의 발길에 눈길이 간다. 우리가 잊고 있던, 할머니의 존재가 눈부시게 되살아난다.

이루리 (작가·세종사이버대 교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51]

흰 눈 | 공광규 시, 주리 그림 | 바우솔(2023 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