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48. 지하철은 달려가고 나는 꿈 꾸고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꿈을 품었던 시절이 있었다. 일상이 느슨해지는 주말이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한강을 건넜다. 종로3가를 지나 안국역에 내려 인사동에 들러, 쌈지길에서 거리의 예술가를 보거나, 갤러리에서 작가를 만나면서. 하나씩 나름 준비를 했었다.
‘눈부신 강물 위’를 지나다 노을을 보면서, 한강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고. 내 꿈이 멀지 않았다고 착각도 하고. 내일도 저렇게 노을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언제까지고 그럴 수 있다면…. 무채색으로 보이는 풍경이 어떤 날은 아름다웠고 어떤 날은 슬펐다. 단지 너무 아름답기에 슬픈 게 아니었다. 아름다워야 할 것 같아서였다.
책 속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이다. 고속터미널에서 안국역을 지나는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과 도시의 풍경이다. 티켓으로 타고 내리고, 터미널은 서 있고 버스는 달리고, 바람은 불어오고, 차들은 빵빵대고, 누구는 남아 있고, 누구는 내리고.
그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유리창처럼 반짝이는 꿈을 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상태 (프리랜서 작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48
지하철은 달려온다 | 신동준 글, 그림 | 초방책방(2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