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44. 집에서 펼치는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우리가 집에 없는 동안, 우리 집 반려동물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여기 베란다에 사는 토끼가 있다. 토끼는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베란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놀랍게도 토끼는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밤참을 먹는다. 소파에 앉아 과자를 먹으며 눈사람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본다. 그뿐이 아니다. 집안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탄다. 그것도 기다란 튀김 젓가락으로 바닥을 지치면서! 그런데 이 장면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왜 이렇게 통쾌한 걸까? 토끼는 마치 올림픽에 출전한 스키 선수처럼 자유롭고 아름답다.
우리가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은 이렇게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집 밖에서 재미없게 살까? 어린 날, 우리에게 집은 놀라운 놀이터였고, 거대한 우주였다. 이제 어른이 된 우리에게 집은 무엇일까? 이호백 작가의 토끼는 여전히 우리 안에 사는 어린이다. 또한 우리의 희망이다. 오늘은 나도 집안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타 봐야겠다.
이루리 (작가·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44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l 이호백 글, 그림 | 재미마주(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