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42. 훨훨 간다 – 이야기는 힘이 세다


우리 그림책 명장면 42. 이야기는 힘이 세다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훨훨 간다’는 ‘훨훨 날아간다’의 개정판으로 ‘도적 쫓는 이야기’를 다시 쓴 그림책이다. 이야기를 사 오라는 할머니의 청을 들은 할아버지가 한 농부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와 할머니에게 들려주다가 도둑을 물리친다는 줄거리다. 이야기가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데다 해학적인 표정과 몸짓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그림 또한 재미를 더해준다. 황새를 따라 하는 빨간 코 농부 아저씨, 그걸 또 흉내 내 따라 하는 할아버지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드러난 아랫배와 허리춤을 보면 두 사람이 이야기에 얼마나 푹 빠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빨간 코 농부 아저씨 이야기가 할아버지에게로 다시 할머니에게로 그리고 우리에게로 또 누군가에게로 훨훨 갈 것이다. 옛이야기 한 자리로 이야기의 속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지만, 입이 귀에 걸리도록 즐겁고 도둑까지 쫓아버릴 수 있는 이야기 한 자리라면 비싼 무명 한 필쯤은 내어줄 수 있지 않겠는가.

양연주 (한양여대 교수·동화작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42

훨훨 간다 | 권정생 글, 김용철 그림 | 국민서관(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