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37. 이토록 따뜻하고 사랑스럽다면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늦은 밤, 조금씩 밀려오는 잠기운에 눈을 비비는 아기가 있다. 하품을 하던 아기는 엄마 품에 안기고, 기대고, 웅크리다 결국 잠이 든다. 노란 달빛이 환하게 아기를 비추고, 어디선가 날아든 나비가 팔랑거린다. 그림책 ‘나비잠’의 마지막 장면이다.
‘나비잠’은 아기가 잠들기까지 뒤척이는 모습을 고양이, 하마, 원숭이, 나비 등 다양한 동물에 빗대 표현한 그림책이다. 마침내 잠들어 달빛 속 꿈나라로 떠난 아기의 모습은 사랑스럽다 못해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잠든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도 이렇게 환한 달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아기는 잘 때 제일 예쁘다’고? 육아에 지친 부모들의 넋두리 이면에는 이런 뭉근한 사랑도 숨어 있을 것이다.
출산과 육아를 부담스러워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빠듯한 현실 속에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나 역시 막막함과 걱정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기와 함께하는 삶에 이토록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장면이 있다면, 어찌 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허건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간사)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37
나비잠 | 신혜은 글, 장호 그림 | 사계절(2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