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28. 엄마 마중 – 아빠를 기다리던 아기의 결혼식에서


우리 그림책 명장면 28. 아빠를 기다리던 아기의 결혼식에서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가 전차 정류장에 서 있다. 추운 겨울, 들어오는 차장에게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물어도 대답해 줄 수가 없다. 그렇게 날은 저물어 가는데도 엄마는 오지 않는다. 이렇게 이 그림책의 글은 끝이 난다.
 
‘엄마 마중’이 그림책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그 당시 만나고 있던 중학생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주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추운 날 아기를 기다리게 만든 나쁜 엄마라며 화를 냈다. 심지어 눈까지 내리냐며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한 여자아이가 마지막 장에서 엄마 손을 잡고 빨간 사탕을 들고 있는 아기를 찾아냈다. 그 아이는 이 장면을 보면서 일찍 세상을 떠난 아빠가 떠올랐다고 했다. 퇴근시간마다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자신이 위로받은 것 같다고,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며 소리 내어 울었다.
 
얼마 전 그 아이가 결혼식을 했다. 당당하게 혼자 식장을 걸어 들어가던 신부 옆에 조용히 팔짱을 잡아주는 아빠를 본 듯 했다.

고정원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 사서)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28

엄마 마중 | 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 | 보림(2013 / 최초발행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