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26. 내 거야! – 옹색한 마음을 씻겨주는 물벼락


우리 그림책 명장면 26. 옹색한 마음을 씻겨주는 물벼락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좁은 대야에서 두 아이만의 물놀이 축제가 열렸다. 발그스레한 두 볼에 웃음기를 머금고 물장구를 치기까지 얼마나 조마조마한 시간을 지나왔는지!

<내 거야!>에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너무도 어린 두 아이, 강이와 새미가 등장한다. 혼자 놀겠다는 강이가 그림 도구나 장난감을 손에 쥐면 새미는 끈질기게도 따라다니며 뺏어 들고는 외친다. “내 거야!” 물이 가득 차 있는 대야 앞에 선 둘 사이의 긴장감은 찰랑찰랑 곧 넘칠 것만 같다. 급기야는 서로를 향해 물을 한 바가지씩 끼얹는다! 씩씩대며 노려보던 두 아이는 상대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앞의 대야로 함께 뛰어든다. 서로에 대한 서운함은 물에 녹아 없어진 듯 신나게 물장구를 치며 한바탕 어울린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화면 가득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생생하게도 그렸다. 책장 밖으로까지 물이 넘칠 것 같다. 내 마음에도 물벼락이 쏟아졌다. 시원하다.

김다올 (사서)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26

내 거야! | 정순희 글, 그림 | 창비(2011 / 최초발행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