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19. 알몸 오리에게 깃털 돌려주고 “에취”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새 옷에서 비죽 삐져나온 오리털. 그걸 본 날 밤, 아이는 신기한 친구들을 만난다. 털이 몽땅 빠져 헐벗은 오리들이다. 오리들은 춥다며 아이에게 옷 속 깃털을 나누어 달라고 한다. 아이는 옷 속에서 깃털을 하나하나 꺼내어 오리들에게 심어 준다. 줄지은 오리들을 위해 꼼꼼히 열심히, 마지막 한 마리까지.
온전한 모습이 된 오리들은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는다. 이제 남은 건 아이와 함께 신나게 노는 일뿐이다. 썰매도 타고 숨바꼭질도 하고. 오리와 숨바꼭질을 하던 아이는 갑자기 재채기가 터진다. “에, 에취.” 그 순간 술래 대신 엄마가 나타나 아이에게 말한다. 네가 이불을 덮지 않고 자서 감기에 걸렸다고. 정말 그래서일까?
‘감기 걸린 날’은 김동수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깃털을 인간에게 (강제로) 나눠 주고 알몸이 된 오리에게 깃털을 돌려주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넉넉한 마음이 감탄스럽다. 프랑스 · 일본 · 대만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윤경란 (미세기출판사 편집부 차장‧그림책 편집자)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19
감기 걸린 날 | 김동수 글, 그림 | 보림(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