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12. 이파라파냐무냐무 – 소리 지르지 말고 말해. 천천히 또박또박!


우리 그림책 명장면 12. 소리 지르지 말고 말해, 천천히 또박또박!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마시멜롱의 마을에 검은 털숭숭이가 알아듣기 힘든 괴성을 지르며 다가온다. 긴장한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를 공격하기 위해 하나로 뭉쳤다. 하지만 이 상황에 물음표를 품은 마시멜롱이 있었다. “정말 털숭숭이가 우리를 냠냠 먹으려는 걸까요? 털숭숭이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요.” 서로를 잘 모른 채 대치하고 있는 순간에 이 마시멜롱은 털숭숭이를 향해 간다. 털숭숭이가 왜 소리를 지르는지 비로소 알았다. 아주 작은 존재지만, 아주 미약한 목소리지만 마시멜롱은 털숭숭이를 향해, 세상을 향해 말한다. “소리 지르지 말고 말해. 천천히, 또박또박!”
 
이지은 작가의 ‘이파라파냐무냐무’는 어린이를 웃게 한다. 상상력에 불꽃을 당긴다. 유쾌하게 읽는 동안 오해와 편견을 헤쳐갈 통찰도 마주할 수 있다. 우리 그림책이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증명서 같은 작품이다. 그러니 어린이 여러분. 세상이 오해와 편견과 괴성을 보여주거든 털숭숭이에게 다가간 마시멜롱처럼 말하세요. “소리 지르지 말고 말해. 천천히, 또박또박.”

김미라 (방송작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12

이파라파냐무냐무 | 이지은 글, 그림 | 사계절(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