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림책 명장면 11. 유쾌한 시선으로 욕망을 응시하는 힘
2025년은 그림책의 해입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누구나 그림책을 읽고 누리는 문화를 위하여 2025 그림책의 해 추진단과 한겨레신문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을 공동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뿅가맨’에 온 마음을 빼앗긴 주인공이 느끼는 강렬한 감정을 대담하게 연출했다. 눈동자 한가득 무엇인가를 담아본 추억을 떠올려보라. 그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생기는 것은 어린이와 어른 독자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윤지회 작가는 황홀한 욕망의 감각을 도덕적 훈계로 가볍게 정리하지 않는다. 다섯 살 준이의 간절한 마음을 집중하고 따라가며 욕망의 변환과 재생산 구조를 진지하게 그린다. 리듬감 있는 전개와 앞뒤 면지의 행간을 읽으며 씁쓸했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뒤표지를 보며 크게 웃었다. 국회의 지붕을 열어젖히고 튀어나온 로봇들이 벌이는 전투의 이미지는 유쾌하지만 심상치 않다. 자본이 지배하는 시장사회에서 행복한 삶이 무엇일지 질문하고, 연약한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함께 찾게 하는 그림책이다.
김금일 (어린이책시민연대 활동가)

우리 그림책 명장면 50 – 11
뿅가맨 | 윤지회 글, 그림 | 보림(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