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돌아보기 – ① 내 마음이 향하는 곳


시즌 1 돌아보기 – ①내 마음이 향하는 곳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4050, 책에서 길을 묻다>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4050, 책에서 길을 묻다> 추진단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이하 인사회)에 양현범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책과 관련된 여러 단체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책의 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인사회와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이하 책방넷)가 함께 <책에서 길을 묻다>라는 이름으로 대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4050, 책의 해>인만큼 40~50대의 삶과 관련된 책을 읽고 대담을 들으며, 40~50대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어떻게 <4050, 책의 해>가 되었을까요?
    
책의 해 사업 추진단에서는 2020년부터 해마다 특정 생애 주기를 정해 책의 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2020), 청년(2022)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어휘로 책의 해를 삼기도 했지만, 60+(2021), 4050(2023)처럼 숫자의 조합으로 생애 주기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과 청년은 아직 젊고 가능성이 넘치는 시기여서 그런지 일상에서 쓰는 어휘를 그대로 채택했지만, 40~50대와 60대 이상은 기존의 어휘 대신에 해당 연령대를 숫자로 표기했습니다. 남녀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긴 상황에서 60대에게 노인이라 칭했다가는 세상 모르는 소리 말라고 타박을 들을 테니, ‘60+’라는 사업명에 추진단의 고심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40대 당사자로 40~50대를 대상으로 하는 책의 해 사업명을 짓는 자리에 함께하면서, 우리 나이는 적당히 불릴 이름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살짝 씁쓸했습니다. 물론 중년(中年), 장년, 신중년 등등 다양한 어휘가 거론됐지만, 책의 해 사업으로 사용하기에는 어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 막연하게 예상했던 40대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대인 관계에서도 문제가 없는 전형적인 중산층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실에서의 40대는 집이 있더라도 집값 못지않은 빚에 허덕이고,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온데간데없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더군다나 20년 전에는 결혼 적령기가 빠르고 대부분 자식을 일찍 낳아서 정년 전에 자녀교육을 마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정년을 채울 가능성도 희박하고 설사 정년퇴직을 한다쳐도 자녀를 늦게 가진 덕에 노후를 준비할 틈도 없이 자녀 교육에 올인해야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느끼는 막막함을 옮겨 쓴 것이지만, 40대는 기대와 달리 안정된 것은 없고, 뭔가 손에 쥐고 있을 법도 한데, 손바닥에 남아있는 것은 없는…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가리키는 중년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으로 읽히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 어느 때보다 책임질 것이 많고,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며,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중년입니다. 책임질 것이 가장 많은 이 시기를 어떻게 해야 잘 지낼 수 있을까요?
    
<4050, 책에서 길을 묻다> 시즌1 에서 취향과 글쓰기라는 주제로 그 방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첫 강의의 주제인 ‘취향’은 가리키는 것이 굉장히 많은 단어입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이라는 사전적 정의처럼 우리의 취향은 무엇이든, 어디든, 누군가에게든 가 닿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취향을 마음껏 펼치며 스스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누리고 있으신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처한 세계는 팬데믹, 경기침체, 환경오염, 인공지능의 발달에 의한 일자리 부족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공자는 마흔 살을 불혹(不惑)이라 칭하며,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라고 했지만, 지천명(知天命)이라고 명명한 쉰 살을 목전에 둔 나이에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몰라 당혹스럽고 난처할 때가 많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나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정확하게 알고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면, 현실을 버텨내는 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세상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세상에 정해진 길은 없습니다. 각자의 생김새가 다르듯 마음이 가는 방향도 다 제각각입니다. 취향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무언가가 많아질수록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겁니다.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오랫동안 밝혀 온 김민철 작가의 『하루의 취향』과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분석하는 작업을 해오신 심귀연 교수의 『취향』을 통해서 우리 각자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서모임을 하며 생각과 취향을 나누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양현범

사계절출판사에서 책을 알리는 일을 하며,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에서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